이번에 데브코스 팀원들과 '함께 자라기' 책으로 독서 스터디를 하게 되었다. 데브코스 과정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전체 과정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자세를 였다.
자라기 vs 잘하기
'우리는 함께보다 각자 하는 것에 익숙하고, 또 그렇게 강요받아 왔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잘하냐가 아니라 지금 자라냐는 것입니다.'
책의 머리말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내용이다. 이 부분을 처음 봤을때는 '자라면 잘하게 되고, 잘하면 자란거 아닌가?' 라고 생각 했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토익 공부할 때가 떠올랐다. 토익은 영어 실력의 성장과 별개로 일정 부분 잘해질 수 있다. 토익은 LC 파트나 RC의 part5 같은 경우 널리 알려진 공식과 편법들이 있다. 그래서 영어는 못해도 문제를 풀 수 있는 말도 안되는 방법들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학창시절 때를 생각해봐도 협동하며 같이 자라는 교육보다는 각자 공부하고 시험치는 교육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자라는 것에 초점이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당장 앞으로 다가온 시험 점수가 몇 점일지,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왔다.
작가는 당장 잘하기에만 급급한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준다.
일생을 놓고보면 지금 당장의 결과가 좋은 것 보다 지금 당장 성장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우리의 미래는 한 두번의 결과보다는 자그마한 성장이 쌓이고 쌓여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당장에 잘하는 것에 조급해하지 말고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성장했는지에 더 초점을 맞춰 삶을 살아보자.
챕터 1. 자라기
챕터 1에서는 '자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실 세계에 정답은 없으니 상반된 의견이 충돌하는 것이 정상이고 그러한 정보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자라기 위한 여러 방법들도 소개해준다. 그 중에서 내가 실천하지 못했지만 이번 데브코스에서는 적용해보고 싶은 두가지를 추려보았다.
- 피드백은 짧은 주기로 적극적으로 얻을 것
- 일찍, 자주 실패하고 그 실패에서 학습할 것
학부 생활을 하면서 과제와 시험, 프로젝트를 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저 두가지는 제대로 적용해본 적이 없다.
피드백은 짧은 주기는 커녕 아예 없이 지나갔던 경우가 태반이다. 대부분의 과제와 시험, 프로젝트 모두 요구사항만 충족시키고 기한에 맞춰서 제출하고 나면 머릿속에서 지워버렸었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4년 동안 했던 과제들을 나열하자면 엄청 많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유의미한 성장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피드백을 동기들이나 교수님,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구하지 않은 이유는 두 번째로 고른 '실패'와 관련이 있다.
나는 실패를 타인에게 드러내는 것이 너무 민망했다. 잘하는 모습만 보이고 싶었고 그래서 실패한 모습은 어떻게든 감추려 했고, 피드백도 적극적으로 구하지 않았다. 사람이 언제나 잘하기만 할 수는 없고 언제나 정답만 맞출 수도 없는 것인데 이전의 나는 쓸데 없는 걱정에 사로잡혀 실패를 인정하고 드러내지 못했었다. 결국 실패를 들키지도 않았지만, 실패를 통해 배운 것도 없다.
지금까지는 피드백을 시도하지도 실패를 드러내지도 않았지만 이번 데브코스에서는 달라지려 한다. 구체적으로, 코드도 내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작성했는지 주변 동료들에게 설명하고, 동료들에게 피드백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작은 실수, 실패를 극복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자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쉽게 바뀔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한 두 번씩 시도하다보면 어느샌가 변화할 것이라 믿는다. 다음 구절은 책의 내용 중 실수와 관련된 부분인데 실패와도 같은 맥락인 것 같아서 가져와봤다. 실수, 실패를 할 때마다 다음 책의 구절을 항상 기억하자!
실수는 어떻게든 할 수 밖에 없다. 대신 그 실수가 나쁜 결과로 되기 전에 일찍 발견하고 빨리 고치면 된다
이미 결과가 난 실수에 대해서는 학습을 통해 "다음 행동할 때 이렇게 하자"는 계획을 세우자.
챕터 2. 함께
챕터 2에서는 실력이 뛰어난 프로그래머는 보통 정도의 실력을 가진 프로그래머에 비해 커뮤니케이션, 협력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말하면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구체적으로 협력을 해서 긍정적인 효과를 본 여러 실험들을 예시로 들어주고 협력을 할 때 어떤점이 중요한지 어떤식으로 협력을 해야 하는지 방법들을 소개해준다. 나는 그 중에서 대화 방법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공감하고 이해하려는 대화
... (도입 생략)
사수 : 정규식에 익숙해지기가 어렵죠
부사수 : 네... 그런 것 같아요
사수 : 한 번 같이 볼까요? 부사수분은 어떤 시도를 해보셨어요?
부사수 : '어쩌구저쩌구' 라고 넣어봤어요
사수 : 어떻게 하다가 그런 시도를 하게 되셨어요?
부사수 : (대충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했는지 이야기함)
사수 : 나름대로 전략을 갖고 하셨네요.
... (이하 생략)
책에서 예시로 나온 대화이다. 사수는 공감하면서 들어주려고 했고, 더 중요한 것은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려고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사수 입장에서는 부사수가 이 상황에서 왜 이런 접근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기 때문에 좀 더 정확하고 효과적인 제안을 해줄 수 있다. 훌륭한 사람이라면 먼저 상대방의 사고 과정과 전략을 이해하려고 한다. 반대로 '이것도 모르세요?' 라고 해서는 좋은 동료가 되기 힘들다. 공감해주고, 잘 들어주고, 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는 코칭이 필요하다.
공감하는 대화법은 심리적 안전감과도 관계가 깊다.
구글에서 성공적인 팀의 특징을 찾았는데, 그 중 가장 높은 예측력을 보인 변수는 팀의 심리적 안전감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심리적 안전감이란, 내 생각이나 의견, 질문, 걱정, 혹은 실수가 드러났을 때 처벌받거나 놀림받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말한다. 심리적 안전감이 낮은 곳에서는 실수를 안 하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고 설사 실수를 하더라도 숨기기 바쁠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실수를 안 하려고 도전하지 않게 되고 그 결과 학습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반대로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곳이라면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학습도 잘 이루어질 것이고 결과적으로 팀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칠 확률도 올라갈 것이다.
공감하는 대화법의 예시도 많겠지만 나는 책에서 '이것도 모르세요?' 라는 문장을 보자마자 떠오른게 있는데 페이스북의 '생활코딩' 에서의 일이다. '생활코딩'에는 질문이 자주 올라오는데 유독 쉬운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공격적으로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것도 직접 안하고 질문으로 해결하려고 하냐', '구글링만 해도 바로 나오는데 굳이 질문해야 되냐' 등등 대답해주기 싫으면 그냥 지나가도 되는데 굳이 질문한 사람 기분 나쁘라고 저런 댓글을 달고 간다. 쉬운 질문일지라도 질문자가 어떤 키워드로 구글링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초보이거나, 개발에 이제 막 흥미가 생긴 어린 학생일 수도 있는데 그러한 상황은 무시한 채 질문의 내용만 보고 안 좋은 댓글들을 다는 모습은 보기 좋지않았다. 저런 분위기가 형성되면 점점 질문하는 사람이 없어질 것이고 것이고 커뮤니티에서도 사람들이 떠나서 좋은 커뮤니티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이번 챕터의 제목인 '함께'를 위해서는 공감하는 대화를 통해 높은 심리적 안전감을 형성하는게 중요하다. 앞으로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상황과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 그리고 이런 대화법을 전파시켜 문화로 자리잡게 하고 심리적 안전감이 높게 유지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경험치 4배 이벤트를 하는것 마냥 경험치를 쑥쑥 먹고 성장할 것이다. 나중에 어느 조직에 들어간다면 함께 자라기 책을 뿌리고 다녀야겠다. 👍
챕터 3. 애자일
챕터 3은 '함께'와 '자라기'가 적용된 애자일에 대한 내용이다. 이 챕터는 애자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익혀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라 간단히 정리만 했다.
- 애자일은 고전적 방법과 달리 일을 공유한다. 각자 일을 얼마나 진행했는지 매일 공유할 뿐 아니라 내 일, 네 일의 구분선이 뚜렷하지 않다. 애자일에서는 되도록 사라들이 섞이도록 한다.
- 애자일에서는 지식을 공유한다. 좋은 일은 공유를 해서 한 사람만이라도 중요한 통찰이 있었다면 이걸 공유해서 'OR' 확률로 바꾸고, 버그 같이 나쁜 일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이 중복 검토를 해서 모두가 실수해야지만 구멍이 나게 'AND' 확률로 바꾼다.
- 애자일은 불확실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더 적합하다. 애자일이 불확실성을 다루는 방식은 좀 더 짧은 주기로 더 일찍부터 피드백을 받고, 더 다양한 사람으로부터 더 자주 그리고 더 일찍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 고객 참여와 짧은 개발 주기가 프로젝트 성공의 가장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두가지는 각기 '함께' 그리고 '자라기'와 연결 지을 수 있다.
- 성공하는 조직 뒤에는 항상 뛰어난 애자일 코치가 있다.
- 어떤 방법론을 쓰느냐는 문제보다도 누가 참여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이다.
- 애자일 방법론 도입을 원하는 팀장이라면 '나는 어떤 팀장인가'를 먼저 자문해야 한다.
정리
이 책을 통해서 지금까지 내가 어떻게 살아왔나 되돌아 볼 수 있었고, 데브코스 과정을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 지 정리할 수 있었다.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요청하여 자주 개선하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 실수를 개선할 방법을 연구할 것이다. 의사소통을 할 때에는 상대방이 어떤 상황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런 점들을 개선해 나간다면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주변 동료들과 함께 자라고 있지 않을까?
'함께 자라기' 문화가 널리 퍼져 디폴트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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